[장애인 성폭력 ‘도가니’ 파장] “과도한 관심 자제해 주세요”… 피해자 아픈 기억 되살릴 우려

입력 2011-09-29 18:23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됐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관심이 피해 학생과 가족들의 아픈 기억을 되살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과 제도의 한계, 감독기관의 무책임으로 잊혀졌던 인화학교 성폭력 문제가 새 국면에 접어든 것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밀착 취재 등은 부담스러움을 넘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뒤늦은 재조사와 부분적인 처벌로 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관심보다는 차분하고 진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대책위는 또 “대책위의 입장은 집행위원회를 통해 언론사 및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며 “집행위원회를 통하지 않는 입장은 대책위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히며, 이는 일관성 있는 입장 및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30일 광주에서 관객들이 참여하는 모임을 열어 실제 사건과 영화의 내용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다음 달 3일에는 광주 삼거동 인화학교를 찾아가 학교 측의 사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청은 사건의 재조사와 인화학교 폐쇄를 요구하는 여론의 힘에 밀려 특별조사팀을 꾸렸고,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 광산구청은 합동대책반을 마련,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