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T 경쟁력 제고 제도적 지원 필요하다
입력 2011-09-29 17:46
삼성전자가 그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다. KT는 어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모두 급변하는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하려는 치열한 자구노력의 일환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PC를 둘러싼 MS와의 특허 분쟁을 로열티 지급으로 마무리지은 것은 일차적으로는 더 큰 적인 애플에 맞설 전력을 배가시키려는 우군 확보 전략이다. 삼성과 MS가 특허권을 교차 인정하는 크로스라이선싱에 합의함으로써 애플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주목할 점은 양사의 제휴가 특허전쟁 종식에 그치지 않고 MS의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는 윈도폰 개발 협력으로까지 나아간 점이다. 이는 구글이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삼성이 소외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삼성으로서는 세계 최강자인 MS의 소프트웨어에 접근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삼성전자가 앞서 인텔과 제휴해 휴대전화와 스마트TV 등에 적용될 새로운 개방형 OS를 공동 개발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 직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IT 업계에서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위기감을 표시했듯 세계 시장의 지배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으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KT가 소프트웨어 산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은 적절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프트웨어를 사들일 때 그 가치를 미래성에 따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하는 등 발표 내용들도 의미가 있다.
기업들이 이렇듯 변화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정부나 정치권이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 제 때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고, MS의 윈도처럼 탁월한 미래의 경쟁력이 자라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