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뒤잇는 중화주의 ‘아시아는 세계다’
입력 2011-09-29 18:00
중국을 대표하는 정치사상가 중 한 사람인 왕후이가 지난 15년간 쓴 논문을 엮었다. 패권국가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티베트 문제를 보자. 티베트 정신과 철학에 주목하며 티베트 독립의 당위성에 힘을 싣는 서구 언론의 시각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민족국가를 주권 단위로 인정하는 시스템은 서양식 ‘제국주의적 승인 정치’를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류큐(오키나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중국에 조공한 조공국이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규정돼 온 아시아의 근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애쓰지만 독자는 서양 제국주의 논리를 들어낸 자리에 중화주의의 새로운 얼굴이 들어섰음을 깨닫고 놀란다. 송인재 옮김.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