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황태자의 귀환…넥센 김수경 745일 만의 승리
입력 2011-09-29 00:43
넥센의 베테랑 투수 김수경이 2년여만에 1승을 거뒀다.
김수경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김수경은 팀이 5대 0으로 승리함에 따라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1패만을 기록 중이었던 김수경의 승리는 선발승을 거둔 2009년 9월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745일 만이다.
김수경은 지금은 사라진 현대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로 불렸다. 1998년 현대에 입단한 김수경은 데뷔 첫 해 승률왕을 따내며 신인왕까지 거머쥔 선수다. 99년에는 탈삼진, 2000년에는 다승왕을 차지하는 등 90년대와 2000년대 초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투수 왕국 현대의 선발 한 축을 맡으며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도 4개나 낀 바 있다. 데뷔 후 112승을 거둬 김원형(SK·134승)에 이어 현역 최다승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부상과 구위 저하로 2009년 9월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년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반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싸움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는 3위 SK는 이날의 뼈아픈 패배로 2위 롯데와 다시 한 경기 차로 벌어졌다.
한화는 선발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4대 2로 물리쳤다. 57승2무68패가 된 한화는 두산(56승2무68패)에 반 게임 차로 앞섰다. 또 5위 LG와도 한 게임 차로 간격을 좁혔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7안타 무사사구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2점으로 막아 최근 3연승과 함께 시즌 11승째(7패)를 챙겼다. 올 시즌 8번째로 전 구단 상대 승리도 기록했다.
전날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으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두산과의 경기에서 혼자 4타점을 쓸어담은 4번 타자 최형우의 활약에 힘입어 5대 2로 승리했다. 최형우는 시즌 110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인 롯데 이대호(112타점)를 2점 차로 쫓았다. 9회 등판한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24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해 아시아 기록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시즌 46세이브째(1승)를 거둔 오승환은 삼성의 남은 7경기에서 세이브 2개만 추가하면 자신이 2006년 세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