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길 대한예수교장로회(한영) 총회장 “목회자부터 회개하고 자성해… 한국교회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입력 2011-09-28 20:59


“대의원 여러분의 자질 향상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한영) 제96회기 새 총회장에 당선된 한영길(69) 목사가 27일 오후 서울 개봉동 한영신학대에서 열린 폐회예배 설교를 통해 올곧은 교회 지도자상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

한 총회장은 이날 200여명의 대의원에게 “세상의 질타와 비판이 한국교회를 향하고 있다”고 개탄한 뒤 “하지만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동조하여 무조건 한국교회의 미래를 비판하며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세 교회의 타락이 루터의 종교개혁을 불러 일으켜 새 부흥의 시대를 가져왔듯이 이러한 위기를 우리는 기사회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를 마치며 격려의 말을 건넬 줄 알았던 새 총회장이 회개의 기도, 성찰을 거듭 강조하자 이내 장내가 숙연해졌다. 그는 작심한 듯 30∼40분 설교 내내 목회자부터 회개하자고 했다. 그리고 교회가 본질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살지 못한 자성(自省)이었다.

“사랑과 용서, 그리고 섬김과 나눔, 주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주님의 본을 따르는 것만이 한국교회에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그러하였듯이 총회장인 제가 먼저 낮아져 섬김의 도를 다하겠습니다.”

그는 특히 “평신도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하다”며 자랑스런 한국교회의 정체성 회복에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 총회장은 교단 안에 자리한 불신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사랑이 넘치는 교단이 되도록 힘쓸 작정이다. 우선 목회자 연장 교육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개교회와 목회자들을 한영 교단으로 받아들일 때 철저한 검증을 거칠 방침이다. 또 교역자 은급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영길 목사=1942년 전남 나주 출생. 미국 리(LEE) 대학교 졸업. 예장 한영 부총회장 역임. 현재 학교법인 한일학원 이사장, 한영신대 대학교회 담임.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