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 사역 김유준 교수 “이단, 대인관계로 전도… 교계, 특성 제대로 알려야”
입력 2011-09-28 20:58
“이단 대처에도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이단종교에 어떤 것이 있고 접근방법은 무엇인지 알아야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고, 또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 교목실 학생선교사역자로 활동하는 김유준(39·사진) 교수는 28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에서 “이단에 빠진 학생들을 상담해 보니 대인관계로 전도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특성이 있다”며 “학교나 기존 교회에서 특강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단의 특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단이 지적인 호기심을 건드려 학생들에게 포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신앙 이야기를 하지 않고 기존 교회나 성경에 대한 모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이 논리적으로 접근하기에 특히 대학생들이 이단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번 누가 옳고 그른지 이야기해 보자’며 이단인 S집단이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며 “잘못된 말씀해석으로 포교하는 이들의 수법이 점차 논리적이고 대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기존 교인들은 감정적으로 이단에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단에 빠진 이들이 영적으로 미혹된 상태이기 때문에 말씀을 가르쳐 진리의 영으로 깨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김 교수는 한 이단종파에 빠졌던 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장로인 아버지가 자녀를 설득하다 너무 화가 나 칼까지 꺼냈는데 이에 대해 그 이단 본부 측은 ‘칼에 찔리고 아버지를 신고해 구속되게 하라’고 말했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극한 상황에 이르기 쉬우므로 이단대처 전문가와 상담해 바른 복음을 접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단 대처 전문가도, ‘바른 복음’을 알려줄 청년 사역자도 손에 꼽힐 정도라는 게 문제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단문제를 상담 받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그럴 수 없는 게 캠퍼스의 현실”이라며 “교단과 교회 차원에서 신학적인 기반이 있는 청년선교사를 적극적으로 보내야 다음세대의 신앙이 바로 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교회가 불신자들에 대해서도 이단 대처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신자에게 ‘올바른 신학을 전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전하려면 먼저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불신자나 이단을 진리라고 믿는 이들에게 말로만 진리를 논하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좋은 이단 대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재정 투명성을 높이는 등 교회가 사회보다 더 높은 기준의 윤리 수준을 가지고 본을 보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양민경 기자, 사진=윤여홍 선임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