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울려 퍼진’ 마이클 잭슨 음성… 검찰·변호인, 사망원인 공방

입력 2011-09-28 18:45

“공연이 끝나면 ‘내 인생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말할 겁니다.”

2009년 6월 25일 갑자기 팬들 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생전 목소리가 27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법정에 울려 퍼졌다. 그는 주치의와의 전화통화에서 힘없고 느린 말투로 복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쏟아냈다.

잭슨 사망 관련 첫 공판이 열린 이날 검찰은 “잭슨은 과도한 약물 투여로 인해 사망했다”며 의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주치의의 유죄를 주장했다. 잭슨이 의식을 잃은 뒤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점, 응급실에 실려 간 뒤 의료진에게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등 약물 복용 여부를 설명하지 않은 점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 이미 잭슨이 죽기 전 약물 중독 상태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망 전 주치의와 휴대전화로 나눈 실제 육성과 사망 직후 찍은 창백한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담당 검사 데이비드 월그린은 “잭슨의 주치의는 한 달에 15만 달러라는 엄청난 보수를 받는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불면증 치료에 그릇된 방법을 썼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의 변호인단은 “프로포폴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하는 약물”이라며 “잭슨에게 약물을 끊도록 계속 조언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맞받아쳤다.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앞으로 5주 동안 이어질 공판에서 다양한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