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축하합니다”… 몰지각한 응원 물의

입력 2011-09-28 21:12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7일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세레소 오사카의 8강 2차전에서 ‘일본 대지진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물의를 빚고 있다. 세레소 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정식 항의했다. AFC는 ‘관중에 의한 매너 없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 일간지 ‘스포니치’는 28일 “전북 현대의 스탠드 쪽에 유치한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어 세레소 구단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에는 전북의 남성 서포터스들이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는 일본어로 된 현수막을 걸어놓고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세레소는 현수막을 본 뒤 곧바로 전북에 항의했고 전북은 전반전 도중 현수막을 철거했다. 전북은 현수막이 일본어로 돼 있어 사전에 조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세레소는 경기 직후 AFC에 정식 항의서한을 보냈다. AFC 감독관도 현장에서 이를 특이사항으로 판단하고 ‘팬에 의한 매너 없는 행동’으로 AFC에 보고했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비극을 이용해 일본 선수들을 자극하다니 참을 수 없다”며 “스포츠맨십 실종을 넘어선 도발”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관중이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거나 안전문제를 일으킬 때, 정치적이거나 상업적 목적으로 현수막을 내걸 때 AFC가 해당 구단을 징계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관중의 비 매너 행동이지만 규정에 따라 처벌하기에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