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한국배구 중국·일본 연파 4강행
입력 2011-09-28 18:01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기원(60) 감독의 뚝심이 통했다. 쉬운 상대를 만나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지만 그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리고 숙적 중국과 일본을 각각 3대 2로 꺾고 2011 아시아선수권대회(이란 테헤란)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8강 결선리그 F조에서 한국은 호주, 중국, 스리랑카와 한조로 편성됐다. 상대 조인 E조에는 개최국 이란과 일본, 인도, 파키스탄이 경기를 펼쳤다. 각조 순위를 가린 뒤 조별 1-4위, 2-3위가 맞붙어 단판으로 4강 진출팀을 가리는 경기방식. 한국은 지난 25일 상대조에서 일본이 인도에 패한 것을 알고 중국전에 임했다. 중국에 지면 조 3위가 돼 상대조 2위가 확실해진 인도와 경기를 갖게 됐다. 박 감독은 2m가 넘는 장신이 수두룩한 인도가 비록 일본을 꺾었지만 세기가 부족해 한국이 상대하기에는 일본보다 편하다고 판단했을 법 했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기고 우승했던 강호. 그러나 박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고 25일 중국과 5세트까지 가는 혈투끝에 역전승했다.
다음날인 26일 스리랑카전에도 일본을 피할 기회는 있었다. 스리랑카에 지면 조 3위가 확실해 일본을 피해 인도와 8강전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박기원 감독은 스포츠정신에 입각, 제대로 승부를 냈다. 1세트부터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고 1, 2세트 모두 상대를 13점으로 묶고 완승을 거둬 F조 2승1패를 마크, 호주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마침내 27일 예상대로 상대조 3위인 일본을 만난 한국은 피말리는 접전끝에 3대 2로 재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내년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일본에 졌다면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구성된 대표팀의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경기였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