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끌어내린 나경원, 박근혜 지지도 끌어낼까
입력 2011-09-28 14:58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석연 변호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아 사실상 ‘범여권 단일 후보’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나 후보는 이날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서울시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나 후보는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자 추천장 수여식’의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너무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명박·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경쟁력을 이만큼 높인 만큼 자신 있게 어깨를 펴고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만들고 시민의 생활을 하나하나 챙길 수 있는 사람은 나경원과 한나라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대표는 서울 구석구석을 뛰고 새벽에 일어나라는 의미에서 운동화와 알람시계, 민생 목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말고 받아 적으라는 뜻의 수첩과 볼펜을 상자에 담아 나 후보에게 전달했다. 나 후보는 이어 서울 신당동의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를 찾아 공식 후보로서 첫 정책 행보를 시작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나 의원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를 끌어내는 일이다. 나 후보는 이미 “당 후보로 확정되면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여러 가지 조언을 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후보 추천장 수여식에 서울 지역 친박계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그가 박 전 대표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친박계 핵심 의원은 “보수 세력이 나 후보와 이 변호사로 갈라져 있을 때는 박 전 대표가 선뜻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어려운 입장이었다”며 “나 후보가 여권 단일 후보로 정리됐으니 박 전 대표도 어떤 형식으로든 나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나 후보는 지난 26일 중증장애아동 시설 봉사에서 장애아동의 목욕 장면을 노출시켜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과 관련, “장애인 인권을 (장애 아이를 둔) 저만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