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4대강 보 순차 공개되는데… MB의 마지막 ‘치적 카드’
입력 2011-09-28 21:37
지난 24일 금강 세종보를 시작으로 4대강 16개 보(洑) 전체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10월에는 한강 여주보와 이포보 등 9개 보가 개방되고, 11월에는 26일 달성보까지 낙동강 6개 보가 공개될 예정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이자 논란거리라고 할 4대강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돼 국민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4대강 사업은 MB정권의 대표 공약이자 정권 말기 권력 누수, 측근 비리 등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내놓는 마지막 승부수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수많은 반대를 뚫고 성공시킨 청계천 복원사업의 효과가 재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현 정국, 현 상황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 공개를 계기로 그간 압도적이었던 4대강 비판 여론도 흔들리고 있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핵심 관계자는 “비판 여론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 보도를 봐도 비판하는 기사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세종보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는 김해진 특임차관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현장에 와서 직접 보면 비판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거나 어지럽게 방치됐던 수변지역을 정리해 수십만평의 생태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주민들은 당연히 좋아하지 않겠냐. 벌써부터 4대강 인근 집값이 오르고, ‘4대강 신도시’ 개발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계천 효과’를 고스란히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청계천은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데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사람들의 접근이 쉬웠지만 4대강 구간들은 대도시에서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수공간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서 황량한 느낌을 주는 구간도 많다.
10∼11월 보 공개행사가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김 차관은 “지금까지는 물건도 안보고 비판만 해온 거 아니냐”면서 “이제 물건이 나왔으니까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1차 성적표는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 준설과 보를 통해 수해예방 효과가 입증됐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정부는 총력을 다해 4대강 홍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10월 중순 보 공개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방문 계획도 줄줄이 잡혀 있다. 이미 TV 광고도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계천 평가가 달라졌듯이 막상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나면 4대강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