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소년… 꿈에 그리던 해군이 되어 활짝 웃었다
입력 2011-09-27 23:33
또래보다 10㎝나 작은 128㎝의 꼬마가 을지문덕함 위에 섰다. 하얀색 해군복을 입고, 하얀 마스크를 쓰고 함선에 오른 꼬마는 네 살 때부터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신동혁(10)군이다. 신군은 오랜 병원 생활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유일한 친구는 ‘레고’로 만든 해군 함선이었다. 자연스레 꿈은 해군 장교가 됐다.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신군의 사연을 접하고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와 함께 24일 그 꿈을 선물했다. 신군은 이병 계급장이 달린 해군복을 입을 때부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 소리 없이 ‘배시시’ 웃는 것이 전부였던 신군이었다.
신군의 하루는 현역 군인과 같았다. 을지문덕함 함장 김흥석 대령의 경례에 오른손을 올려 “필승”을 힘차게 외치는 늠름함을 보였다. 선글라스를 끼고 조타실 선장 자리에 앉아 적의 동향을 살피는 듯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살펴보기도 했다. 함교에 장착된 M-60 화기를 부사관의 도움으로 잡아보기도 했다.
이후 신군은 친구들과 해군이 완쾌를 빌며 만든 ‘깜짝 영상’을 함께 봤다. 영상이 끝나자 자원봉사자들과 해군 장병들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신군에게 불러주었다. 최고의 하루를 보낸 신군은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기쁨을 표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