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레베카 그린스팬 부총재… 저출산 해결 사회가 나서야-여성 정치참여 한국 속도내야
입력 2011-09-27 19:10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를 여성들의 문제로 국한시킨다면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인류의 지속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집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 레베카 그린스팬(56) 부총재는 27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1세기 당면과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팬은 근로자들을 위해 의료보험과 퇴직연금제가 도입됐듯 임신·출산·육아 비용도 사회보장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합계 출산율이 1.23으로 초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 정책 담당자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한국은 많이 발전했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속도를 좀 더 내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정치참여와 경제 분야에선.”
그린스팬은 한국의 여성 정치참여율은 14%로, 세계 평균 19.3%에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에서의 불평등은 여성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봐서도 손해”라면서 국회, 시·도의회에서의 ‘여성 쿼터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3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의 2배가 넘는다고 지적하면서 보육시설 확충도 제안했다.
“성 평등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이는 단지 여성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 지역사회 및 국가사회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코스타리카 부통령(1994∼98년)을 지낸 그린스팬은 이날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아시아 여성 변화의 주역’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메트로폴리스 아시아 여성 네트워크 포럼’ 기조연설을 했다. 메트로폴리스 여성 네트워크는 전 세계 105개 회원도시 등으로 구성된 메트로폴리스(World Association of the Major Metropolices) 산하 여성기구다. 이번 포럼은 각 도시의 여성정책을 이끌고 있는 책임자와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 국내외 여성학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