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석연 만나 단일화 모색”

입력 2011-09-27 23:13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27일 “(범여 시민후보) 이석연 변호사와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후보 확정 후 첫 일정으로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을 방문한 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이 변호사는 헌법을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오신 분이며 큰 가치를 같이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가치 연대 방식의 범여권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단일화 쇼’는 없다는 게 나 후보 측 입장이다. 야권처럼 경선을 통한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당 지도부도 이 변호사와 접촉하고 있다. 나 후보 측보다 단일화 필요성에 절실함이 느껴진다. 이 변호사 영입에 나섰던 지도부 입장에서 보수 분열에 따른 선거 패배 시 책임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 후보나 당 지도부 모두 이 변호사에게 범여권 단일후보를 양보할 가능성은 고려대상에 넣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변호사의 양보를 어떻게 끌어내느냐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 단일화 문제는 8인회의에 일임했다”고 밝히고 있어, 당장 나 후보와 지도부는 이 변호사를 추대한 보수 시민사회단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보수 시민단체들이 독자 후보를 내세운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당 지도부가 크게 공을 들이지 않는 한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일각에선 보수 시민단체가 이번 선거를 통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확인한 후 총선·대선에서 제3정치 세력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단일화에 대한 반대급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일(10월 6∼7일) 이전과 이후로 의견이 엇갈린다. 나 후보 측은 “이 변호사가 후보 등록을 해버리면 사퇴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반면 당 일각에선 “이 변호사가 후보로 등록해 TV토론 등으로 인지도를 높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단일화가 더 극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