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언질 없어서 금통위원 한자리 공석”

입력 2011-09-27 18:40

통화정책 최고 결정기구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한 자리가 장기 공석인 이유가 청와대의 언질이 없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청와대에 금통위원 후보를 추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한은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온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금통위원을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질문에 “임명권자인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대통령의) 의견을 못 들어 추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박봉흠 금통위원이 임기만료로 물러난 이후 대한상의가 후임 금통위원을 추천하게 돼 있지만 17개월째 뚜렷한 이유 없이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법에 따르면 대한상의 회장이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아직 사람을 정하지 않아 추천권 행사가 안 됐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손 회장은 “임명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여태까지 관행이 그렇게 돼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상의 추천권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추천권을 행사하기 위해) 회원사들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실질적인 (금통위원 추천 관련) 회의를 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손 회장은 “실질적인 회의란 정부에서 (금통위원 임명) 의견이 왔을 때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은 “손 회장의 얘기는 법을 위반한 것을 자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