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사이버戰 확대… 시리아 정부 홈페이지 해킹

입력 2011-09-27 18:39

지난 1월 시작된 시리아 사태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선은 인터넷상으로까지 확대됐고, 시리아 반정부 세력은 군대를 조직했다.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가 시리아 정부 홈페이지를 해킹했다고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네티즌 저항과 인터넷 표현 자유를 주장하는 ‘핵티비즘’을 지향하는 단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가 해킹한 시리아 정부 부처 몇 곳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시리아 지도와 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올라와 있다. 정부군이 시위대를 무차별 진압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게재돼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월에도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기 위해 이집트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반정부 시위가 발발한 이후 시리아 정부는 ‘시리아 전자 군대’라는 부대를 양성, 인권 운동가들과 사이버 전쟁을 벌여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인권 운동가들의 활동을 감시·추적해 체포하는 일을 맡았다.

‘시리아 전자 군대’는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뛰어난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교는 이날 “홈페이지가 매우 정교한 기술을 가진 개인 혹은 집단에 해킹을 당했다”며 “‘시리아 전자 군대가 여기 있다’라는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친정부 성향 해커들도 인권 운동가들의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해킹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한편 반정부 세력은 ‘자유시리아군(FSA)’을 조직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무자비한 진압 지시에 반기를 들고 탈영한 군인들로 조직된 군대다. 수는 1만여명 수준이다. 사태 발생 이후 반정부 세력의 군사 조직이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