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젊은층 겨냥 선거전략… ‘가상 타운홀미팅’ 적극 활용
입력 2011-09-27 18:38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한 역사박물관에서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사이트 링크트인과 함께 가상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자신이 이달 초 제안한 ‘미국 일자리 법안’ 홍보를 위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페이스북 본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와 함께 가상 타운홀미팅을 가졌었다. 가상 타운홀미팅은 오바마 재선캠프의 선거전략 중 하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새 미디어를 활용해 젊은이들과 진보 진영 등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다독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상 타운홀미팅에서 주로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삼는다. 미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이자 불만 요소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정공법이다.
링크트인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웨이너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지금 당장 하는 것이 올바른 조치”라고 주장했다. 일자리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공화당을 겨냥한 말이다.
행사는 자영업자, 회사원, 퇴역군인, 링크트인 직원 등으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거나 사회자를 통해 링크트인에 게시된 질문을 전달받아 오바마 대통령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답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전 구글 임원 더글러스 에드워드는 대통령에게 “내 세금을 올려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나를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해준 펠 그랜츠(Pell Grant·연방정부의 무상장학금), 사회간접자본, 직업훈련프로그램 등에 투자를 지속하는 나라에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방청객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자신이 현재 자진해서 실업 상태에 있으며, 은퇴해서 편안하게 살 만큼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증세(버핏세)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오바마 진영으로서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봤다. 일부 비판적인 블로거들은 백악관과 미리 ‘짜고 한’ 발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에 있는 친구의 권유를 받고 참석했을 뿐”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