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9 환자 140만건 넘었는데… 인력·장비 태부족 구급대원 ‘파김치’

입력 2011-09-27 23:26


서울 강남소방서 개포119안전센터 유영보(35·여) 구급대원은 지난 26일 3건의 구급이송 명령을 연달아 처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유 대원은 오전 11시쯤 서울 개포동에서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한 뒤 곧바로 개포동 구룡마을로 돌아가 신내동까지 환자를 이송했다.

점심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세 번째 명령을 받은 유 대원은 급히 양재동으로 이동해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인근 병원으로 보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던 세 번째 환자는 구조대 도착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을 잃었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다.

유 대원은 27일 “많게는 하루 20건 이상 명령이 내려진다”며 “한정된 인원과 차량으로 늘어난 구급이송 수요를 감당하는 것이 버거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119구급대의 구급이송을 받은 건수가 최근 10년 사이 50만건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1년 94만4000건이었던 119구급대의 긴급환자 이송 건수는 지난해 142만8000건으로 48만4000건 증가했다. 구급이송 건수는 2001년부터 매년 증가해 2004년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겼고 지난해는 140만건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구급이송 인원도 98만5000여명에서 148만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구급대 인력과 장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1년 1083대였던 구급 차량은 지난해 1297대로 200여대 늘어난 정도에 불과했다. 전국의 구급대원 수는 2001년 4291명에서 지난해 6409명으로 2118명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대부분 구급대가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꿨기 때문에 인력 부족은 해소되지 않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수혜가 확대되고 환경 변화로 인한 급성질환이 늘어나 구급이송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또 고령환자 이송건수가 많아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