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굴기’ 과시하는 中… 톈궁 1호 9월 29일 쏜다
입력 2011-09-27 23:22
중국의 첫 번째 우주정거장(소형 우주실험실) 톈궁(天宮) 1호가 29일 오후 9시16분(현지시간) 발사될 예정이라고 법제만보(法制晩報) 등 중국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톈궁 1호가 기상 상태에 따라 29일 또는 30일 발사될 것이라고만 전했다.
중국은 10월 1일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국가적인 자긍심을 한껏 드러내 보이겠다는 계산이다. 톈궁 1호 발사는 미국과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우주정거장에 중국이 도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으로선 유인우주선 개발 프로젝트의 3단계 중 2단계를 마무리하는 수순이다.
이날 현재 톈궁 1호와 운반로켓 창정(長征) 2호F는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연료주입 단계 직전까지 준비를 모두 끝냈다. 톈궁 1호는 발사 400초 후 100∼200㎞까지 올라간 뒤 30분 정도 지나면 성패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톈궁 1호 발사가 성공하면 이 우주실험실과 도킹을 시도할 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를 오는 11월 1일 발사할 예정이다. 톈궁 1호는 2년 동안 궤도에 머물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선저우 8호 외에 추가로 발사될 선저우 9호, 선저우 10호가 잇달아 톈궁 1호와 도킹을 시도하게 된다.
중국은 선저우 10호에는 여성 우주인 2명을 탑승시켜 톈궁 1호에 입주시키는 실험도 할 계획이다. 그 중 한 명은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출신 왕야핑(王亞平)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톈궁 1호 발사에 이어 2015년 이전에 톈궁 2, 3호를 추가로 쏘아 올려 2020년까지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립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현재 운반로켓인 창정 2호F의 최대 화물 탑재 능력은 10t으로 톈궁 1호(8.5t)는 별 문제없이 운반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구상하는 유인 우주 정거장의 중량은 80t가량이어서 창정 2호F가 이러한 우주정거장을 운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2013년까지 현재의 창정 2호F보다 운반 능력이 훨씬 큰 로켓을 개발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달 말 또는 이달 초에 톈궁 1호를 발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발사된 과학실험용 위성 ‘스젠(實踐)11호04’가 운반로켓인 창정 2호C의 기능 이상으로 궤도 진입에 실패하자 발사를 늦춘 뒤 27∼30일로 일정을 조정했다.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 추이지쥔(崔吉俊) 주임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톈궁 1호를 날려 보낼 모든 준비가 다 됐다. 다만 때가 안 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