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크리스천이여, 이혼은 꿈도 꾸지말라… ‘폴 스티븐스의 결혼 이야기’
입력 2011-09-27 17:25
폴 스티븐스의 결혼 이야기/폴 스티븐스 지음/오현미 옮김/복있는 사람
꽤 오래전에 ‘참으로 해방된 평신도’(IVP)를 읽으면서 폴 스티븐스 목사를 처음 책으로 대했다. “이 땅에 평신도는 없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도만 있을 뿐”이라는 그의 주장은 신선했다. 이후 방한한 그를 인터뷰했다. 당시 캐나다 리젠트 대학교 교수였던 그로부터 ‘일터신학’ ‘생활신학’이란 용어를 들었다. 그동안 인터뷰했던 어떤 인물보다도 강력한 인상을 내게 남겼다. 신학자이면서 목회자였던 스티븐스는 실제 목수로 남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섬겼다. 해비타트 운동의 창시자였던 고 밀라드 풀러가 주창한 ‘망치의 신학(Theology of hammer)’을 스티븐스 목사는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이제는 은퇴해 리젠트 대학 명예교수로 있는 그가 새로운 책으로 다시 다가왔다. 이번 주제는 결혼이다. 원제는 ‘Married for good’. 표지에는 스티븐스가 50년 동안 ‘성공적 결혼생활’을 영위한 아내 게일 여사와 함께 서 있는 사진이 있다.
‘언약에서 발견한 결혼의 신비’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읽으면 크리스천에게 이혼은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스티븐스 목사는 이 책에서 성경적인 언약개념을 바탕으로 결혼의 구조와 문제점, 결혼의 역학, 결혼을 풍성하게 해 주는 것 등 결혼에 관한 제 문제를 다뤘다. 그의 이 말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려준다.
“오늘날 결혼의 문제는 헌신의 결핍이 아니라 언약의 결핍 때문에 온다. 결혼은 서로에게 헌신한 두 사람이 몇 마디 약속의 말을 나누고 잠자리를 함께함으로써 확증한 계약관계가 아니다. 결혼은 하나의 언약이다. 구속력 있고 생명을 주는 인간적 협약이다. 그 언약을 통해서 두 사람은 대등한 존재로 관계를 맺게 된다. 계약은 쉽게 깨질 수 있다. 그러나 언약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언약은 본질상 무조건적인 소속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결혼에 대한 성경의 구상이며 이로 인해 결혼은 하나의 신비가 된다.”
그는 결혼식에서 언약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서약인 “기쁠 때나 힘들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당신을(당신의 행위가 아니라) 받아들입니다”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언약은 결코 깨뜨릴 수 없다. 언약은 신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추천사를 쓴 고든 맥도널드는 ‘주님을 따르는 이들은 약속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주님과 언약을 맺고 그 언약을 지키는 데 전념하는 사람들이 바로 크리스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크리스천의 결혼에는 신적 요소가 개입한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과 생명을 주는 결속관계를 맺으신 것과 같이 두 남녀가 영원한 결속의 맹약을 하는 게 결혼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미에서 결혼한 부부의 40%가 결국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북미 사회는 결혼의 자살을 저지르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개별적 결혼의 와해가 아니라(물론 그것도 충분히 비극적이지만) 사람들이 여차하면 그만둘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결혼을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북미뿐 아니라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크리스천도 깊이 생각해야 할 내용이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라면 깊이 간직해야 할 말이 있다. 스티븐스에 따르면 결혼에 있어서 중요한 질문은 “나를 사랑해요?”가 아니다. “나를 사랑하겠습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사랑하겠습니까?”가 보다 정확한 질문이다. 결혼은 언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천에게 “사랑하기에 결혼했다”기 보다는 “결혼하고서 더욱 사랑한다”가 훨씬 더 적합한 말이다.
책에는 언약의 성경적 기초가 잘 소개되어 있다. 언약 안에서 이뤄지는 6가지 사랑과 충성의 형태도 보여주고 있다. 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 결혼생활의 권태 속에서 절망감을 맛보고 있는 사람들, 청년들에게 올바른 결혼관을 제시해야 할 교회 지도자들에게 유익한 내용들로 그득하다. 저자의 확신에 찬 이 말을 전한다.
“오늘 여러분은 자신의 결혼은 절대 이혼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결단할 수 있다. 이는 헛된 소망을 주려는 말이 아니다. 결혼은 언약, 신적 맹약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지켜보시는….”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