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기업] 협력업체 경쟁력도… 고객 삶의 질도 높여준다
입력 2011-09-27 17:44
기업들의 공생발전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단순한 ‘자금’ 지원에서 벗어나 협력업체의 ‘인력·기술 개발’ 지원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 제대로 된 부품 없이는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무결점의 완성품을 만들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협력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갖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고객의 복지 향상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예전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과는 아직 격차가 있다. 27일 중소기업청의 ‘2009 중소기업 기술통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자사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74.9%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식서비스 분야 79.2%, 바이오·의료 76.4%, 기계소재 73.6% 등이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전기전자 분야에서도 75.2% 정도라고 답했다.
국가별 기술 격차 체감도는 더 벌어진다. 미국 기술력의 76.0%, 일본은 71.1%, 유럽에 비해서는 고작 56.5% 수준밖에 안 되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능력 있는 인력과 독보적인 기술력만 있으면 회사 키우기는 ‘식은 죽 먹기’지만 자체적으로 그걸 갖추는 건 너무 어렵다.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들은 이 같은 중소 협력사들의 핵심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지원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협력사의 연구개발(R&D) 활동을 위해 186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핵심부품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삼성 소유기술 특허의 무료 사용 허용, 협력사 개발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지원 등을 추진한다.
LG전자는 “협력회사는 함께 1등 하기 위한 공동운명체”라는 구본준 부회장의 확신 아래 앞으로 5년간 연간 80억원 규모로 협력회사의 신사업 R&D를 지원키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1차 우수 협력업체의 생산기술 노하우를 2·3차 협력사에게 전수하는 ‘협력사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협력업체들에게 연 1500회 이상의 전문기관 품질안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자체 전문인력을 동원해 연 4000회 이상의 품질 및 위생 안전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STX그룹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연계해 협력업체에 생산·경영·품질 부분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협력업체에 6∼12개월 동안 체계적인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경영닥터제’도 실시한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GS칼텍스 협력사 지원 센터’를 설치해 기존의 협력사에 대한 기술·교육 지원을 좀 더 체계화해 제공하고 있다.
CJ오쇼핑은 기술력은 있지만 디자인 실력은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 디자인 컨설팅·인프라를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의 우수 농수축산물 생산자에게 품질관리 기법과 유통·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1촌 1명품 스쿨(School)’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협력회사의 인력 양성을 돕기 위해 ‘핵심 리더 양성과정’, ‘6시그마 교육’, ‘품질관리 책임자 실무 역량 향상 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른 공생발전의 축인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활동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2006년 91억원을 출연해 ‘IBK행복나눔재단’을 세우고 중소기업 근로자 가족에게 장학금, 질병 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월 국민은행, 국민카드 등 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총 200억원을 출연해 ‘KB금융공익재단’을 세워 경제·금융교육과 학술·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 국내 최초 유방건강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설립하고 유방 건강 의식 향상을 위해 핑크리본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