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침식 심각… 도로·옹벽도 위협

입력 2011-09-26 19:24


강원도 동해안의 해안침식 진행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강원도 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올해 연안 침식 모니터링 중간보고를 받은 결과, 이달 중순 현재 모니터링 대상 41곳 해변 중 26곳(63.4%)이 ‘우려’ ‘심각’ 등급을 받았다.

모니터링은 강원도가 강원대 건설방제공학과 김인호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5월 6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실시되고 있다. 김 교수팀은 모니터링을 통해 연안 침식 위험 정도에 따라 ‘양호’ ‘보통’ ‘우려’ ‘심각’ 등 4등급으로 분류했다. 도내 해안은 양호 2곳, 보통 13곳, 우려 14곳, 심각 12곳 등의 평가를 받았다.

모니터링에서 지난해 ‘보통’ 판정을 받았던 고성 반암∼가진항과 가진∼공현진, 아야진∼천진, 양양 인구∼광진해변은 ‘우려’지역으로, 지난해 ‘우려’ 등급을 받았던 고성 거진∼반암, 교암∼아야진, 속초항∼대포항 등은 ‘심각’지역으로 각각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강릉 주문진 소돌해변은 심각한 침식 현상으로 도로와 옹벽이 붕괴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척 궁촌∼원평 해변의 경우, 궁촌항 건설로 인해 북측의 주천하구 및 궁촌항 남방 모래벌판 근처에서 대규모 퇴적 현상이 보이는 반면, 원평해변 인근은 해안선이 수십m 깎여 가로등과 해송 등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쓰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양호’ 판정을 받았던 초도항∼거진항, 오호리항∼백도항 등 고성지역 2곳과 ‘보통’ 판정을 받은 고성 명파∼대진항, 양양 수산항∼기사문항 등 13곳은 지난해 조사에서와 같은 등급을 받았다.

동해안 침식현상은 해안 인근에 건축된 사방댐과 저수지 등이 해안 모래 공급을 막고 있는 점,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기존 침식을 고려하지 않은 어항 조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은 해안 침식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단계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양빈(養濱·해안침식을 저지하기 위해 침식지역에 바다 깊은 곳 등에 있는 모래를 인공 공급하는 것)과 보조재 투입 공법을 도입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박성은 기자 sil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