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좌파, 상원선거서 1958년 이후 첫 승리… 사르코지 재선 도전 치명타

입력 2011-09-26 18:45

프랑스 상원의원 선거에서 좌파 진영이 승리했다. 제5공화국이 출범한 1958년 이후 처음이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 사회당과 녹색당, 공산당이 연합한 좌파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등 중도 및 우파 정당에 승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해외령을 포함해 44개 도에서 간접선거로 실시된 이번 선거는 총 348명의 상원의원 중 170명을 새로 선출했다. 좌파 진영은 25석을 추가 확보해 총 의석 수 175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임기 6년의 프랑스 상원은 3년마다 부분 선거를 통해 의석의 절반 정도를 바꾸고 있다. 국민들이 직접 뽑는 하원과 달리 상원 선거는 지자체장 등 15만명이 참여하는 간접선거다.

내년 대선에서 사회당 후보로 나설 프랑수아 올랑드는 “이번 선거 결과는 사르코지 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오늘 결과는 내년 대선의 전조”라고 강조했다.

집권당 소속인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이제 우파는 단결해야 한다”며 “진실의 순간은 내년 봄에 오며 오늘 밤 결과는 전쟁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피용 총리가 우파의 단결을 강조한 것은 선거 패배 요인으로 우파의 분열이 지적되기 때문이다.

좌파가 상원에서 과반을 차지했지만 사르코지의 경제·외교 등 주요 정책이 곧바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상·하원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최종결정권은 하원에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상원이 왼쪽으로 기울어도 사르코지의 입법 계획에 차질을 빚진 않겠지만, 우파는 오랜 보루를 잃게 되는 상징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붕괴 과정에서 보인 사르코지의 지도력도 이번 선거 패배로 퇴색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르코지 측은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현재의 유럽 금융위기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패배는 아프게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