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경 전도사 ‘증도 순교기념관’ 관심 고조

입력 2011-09-26 18:46


부산 영도성결교회(구영모 목사)는 25일을 ‘순교자기념주일’로 지켰다.

이와 함께 이날 특별헌금을 전남 신안군 증도에 건축 중인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에 사용키로 결의했다. 영남 지역 성도들이 호남권 순교기념관 사업에 앞장선 데는 죽기까지 복음의 열정을 다한 문 전도사의 순교 신앙적 삶을 기리기 위해서다. 이 교회 이재완(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 원로목사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지역감정 같은 건 필요치 않다”며 “낙후한 섬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온 전도사님의 열정적 삶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단(총회장 주남석 목사)도 문 전도사 순교기념관 준공을 앞두고 그의 신앙적 삶을 기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주 총회장 등은 이번 순교자기념주일을 앞두고 전국 교회에 목회서신을 띄워 “순교정신 계승의 상징적 인물로 문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에 교단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며 “순교기념관 건립을 위한 특별헌금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순교기념관은 현재 외관 공사를 모두 끝내고 내부 전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또 순교지 탐방 등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기성 원로모임인 성광회는 지난달 180여명의 원로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남 증도에서 ‘여름수련회 및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 방문’ 행사를 가졌다. 또 지난 22∼23일에는 ‘우리 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회원교회 목회자와 장로 등 40여명이 증도를 방문해 문 전도사를 추모하고 순교신앙을 되새겼다.

다음세대에도 문 전도사의 삶은 영혼의 양식이다. 여름성경학교 교재에 문 전도사를 비롯한 순교자의 신앙이야기를 담는 등 어린 학생과 청소년에게 신앙의 뿌리를 강조하고 있다. 내년에는 평신도 단체에서 본격적인 순교지 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주 총회장은 내년도 목회계획을 세울 때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라고 권면하기도 했다.

이 원로목사는 “문 전도사님은 그 시절, 가방에 성경뿐 아니라 쌀과 약 사탕 과자 등을 넣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복지목회를 펼쳤다”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사랑으로 대한 그분의 영성을 이 시대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891년 전남 신안군 암태면에서 태어난 문 전도사는 50년 10월 5일 새벽 증도 증동리 갯벌에서 좌익에 의해 순교했다. 앞서 그는 암흑과도 같은 시절 신안의 여러 섬을 다니며 가난에 찌들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고무신이 1년에 아홉 켤레나 닳아 없어질 정도로 그는 열정의 목회자였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