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랙 쓰나미’ 한국 덮친다… 환율 29.80원↑-코스닥 8.28%↓

입력 2011-09-26 21:41

유로존의 재정·은행 위기와 세계경제 저성장국면 돌입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이번 주에도 가시지 않고 있다. 증시에서는 개인들의 투매로 코스닥지수가 8% 넘게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30원가량 급등했다.

유로존 위기의 해법으로 불린 유럽재정안정화기금(EFSF) 확대에 대해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세계경제의 암운은 상당기간 걷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세계 경제위기와 국내 물가불안 등에 대응하기 위해 1년여 만에 비상경제대책체제로 다시 전환키로 했다.

2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96포인트(8.28%) 하락해 409.55를 기록했다. 리먼 사태의 영향이 이어지던 2008년 11월 6일(-8.48%)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시장은 개인의 매매 비중이 90%에 달한다. 코스피지수는 44.73포인트(2.64%) 떨어진 1652.71로 마감, 연중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난 23일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해 1200원대 진입을 막았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29.80원 급등, 1195.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31일 1198.10원 이후 1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이 있더라도 이번 주 내로 1200원선이 뚫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일로라는 점이다. 오는 28일(현지시간)과 29일 핀란드와 독일 의회의 EFSF 증액 표결이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S&P가 “증액될 경우 독일과 프랑스 신용등급도 위험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럽악재의 해법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가 경고하면서 유로존 위기가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월 2회 개최하던 국민경제대책회의를 다음 주부터 매주 열고 명칭도 ‘비상경제대책회의’로 되돌리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위기감을 갖고 비상체제로 전환해 경제 상황을 점검해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황세원 김준엽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