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홀 러프에 묻힌 1000만 달러, 랭킹 25위로 진출 하스 우승 대박… 최경주 1타차로 연장전 놓쳐

입력 2011-09-26 18:05

‘아, 8번홀’

2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가 열린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장 8번홀(파4).

우승경쟁을 벌이던 최경주(41·SK텔레콤)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슬라이스가 났다. 1∼3라운드에서 파를 기록했던 이 홀에서 최경주는 러프를 전전한 끝에 더블보기에 그쳤고 결국 1타차로 연장전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만약 8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고 연장전에서 우승했더라면 그는 ‘1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될 수 있었다.

“우승 보너스 1000만 달러가 보이자 중압감을 느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끔 압박이 찾아와 몇번 실수가 있었다”고 말한 그도 어쩔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8번홀에 대해선 “티샷에서 드로샷을 구사했는데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는 바람에 페어웨이에서 벗어났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최경주는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내며 이븐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페덱스컵 순위에서는 11위를 차지해 보너스 상금 30만 달러를 받은 최경주는 신한동해오픈(29일∼10월2일) 출전 차 27일 귀국한다.

한때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갔던 최경주는 15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인 뒤 17번홀(파4)에서 20m짜리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선두에 1타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18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앞 짧은 러프에 떨어뜨린 뒤 21m짜리 칩샷이 홀에 미치지 못해 우승에서 멀어졌다.

빌 하스(29·미국)는 헌터 메이헌(29·미국)과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종 플레이오프 진출자 30명 가운데 랭킹 25위로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하스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140만 달러와 플레이오프 우승보너스 1000만 달러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하스보다 훨씬 높은 플레이오프 랭킹 13위로 이번 대회에 돌입한 최경주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행운의 주인공 하스는 아버지와 삼촌이 골프 선수였던 골프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제이 하스는 PGA 투어에서 9승을 거뒀고 삼촌 제리 하스는 1985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31위까지 올랐다. 2006년 PGA 투어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 해 봅 호프 클래식과 바이킹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합계 9오버파 289타를 적어내 29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