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 VS 朴 본격 레이스

입력 2011-09-26 15:37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를 향한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박원순 변호사의 경선 레이스가 26일 시작됐다. 박 후보는 ‘엄마 서울’을 기치로 내걸고 복지 이슈 선점에 나섰고, 박 변호사는 인터넷으로 하루 동안에만 10억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기염을 토하며 여론조사 1위의 힘을 과시했다.

박 후보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복지전쟁 2라운드”라며 “민주당 후보만이 복지전쟁을 책임지고 최종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양평동 당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읽고 학교장과 운영위원장을 만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박 후보는 “부모가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강조하는 ‘엄마 서울’은 엄마의 마음으로 민주당의 ‘3+1’ 복지정책(무상 급식, 보육·의료, 반값등록금)을 구현하겠다는 공약이다. 박 후보는 제1야당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라며 “정당이라는 용광로 속에서 이번 선거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도 박 후보 지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 손학규 대표가 당산초교 방문에 동행하는 등 사실상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질세라 박 변호사도 맞불을 놨다. 박 변호사 측은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박원순펀드’를 인터넷에 개설해 대박을 냈다. 박원순펀드는 개설 직후 시민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달 말까지 법정 선거비용 38억8500만원 전액을 펀드로 모금할 방침이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정치권이 여러 일을 해 왔지만 나는 정치적인 흐름에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를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30%, TV 토론 후 배심원 여론조사 30%, 국민참여경선 40%로 치러지는 야권통합경선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펼쳐졌다. 박 변호사는 “국민참여경선이라는 게 저희들에게 굉장히 불리하지만 불리한 조건을 통해서 바꿔가는 그것이 선거가 아닐까 생각해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은 “결정된 안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박 변호사 측,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시민사회가 합의하고 조정한 안”이라며 “사실상 여론조사가 60%로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박 변호사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