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가’에서 ‘찧’까지 총 1만1172자 784명 작가가 붓으로 썼다

입력 2011-09-25 19:18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찧.”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1만1172자를 한 자 한 자 붓으로 쓴 작품이 전시된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다음 달 1∼30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에서 열리는 201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한글 1만1172자전’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 전시회는 한글 초성과 중성·종성자로 쓰이는 글자만을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1만1172개 글자를 784명의 서예작가가 각자 독특한 필체로 14∼15자씩 나눠 쓴 작품이다. 처음 ‘가나다라마바사…’는 서예가 조수호씨가 쓰고 마지막 ‘…찧’ 14자는 김종범씨가 썼다. 이 작품은 30m 길이의 병풍으로 만들어졌다.

비엔날레 총감독인 김병기 전북대 교수는 “이들 작품이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며, 디지털시대에 아름다운 한글 글꼴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예비엔날레는 2001년 서예가 1000명이 천자문(千字文)의 글자를 한 자씩 써서 길이 20m, 16폭의 병풍으로 만들어 한국 서예의 넓이와 깊이를 보여준 바 있다.

한편 ‘역동(力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서예비엔날레에는 30여개 국가에서 1849명의 작가가 출품한 1821점이 전시된다. ‘세계 서예의 역동성 전’을 비롯 ‘서예로 쓴 간판과 책표지, 상표전’, ‘명사 서예전’, ‘해외동포 서예가 초대전’ 등 24개의 전시행사와 부대행사, 국제학술대회 등이 펼쳐진다. ‘세계서예의 역동성 전’에서는 각국에서 출품된 서예와 전각, 문인화, 서각 작품 등이 선보인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