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음반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낸 브라운아이드소울 성훈… “노래에 삶 투영해야 진짜 가수”
입력 2011-09-25 18:49
4인조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브아솔)의 노래는 화려하다. 종횡무진 오선지 위를 휘젓는 4명의 목소리는 현란하기 그지없고 이들 목소리가 포개질 때의 하모니는 매끈하기 한량없다.
브아솔이 데뷔 이후 줄곧 정상급 인기를 유지한 이유는 이런 매력 때문일 것이다. 2003년 ‘정말 사랑했을까’가 담긴 1집 음반을 필두로 이 그룹이 지난해까지 내놓은 음반 3장은 모두 히트했다. 팀 차원의 방송 활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브아솔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인물은 단연 정엽(34)과 나얼(33)이다. 반면 영준(33)과 성훈(31)은 얼굴부터 잘 생각나지 않는다. 활발한 솔로 활동을 보여주는 정엽, 브아솔의 전신인 브라운아이즈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은 나얼에 비해 두 사람은 그간 이렇다할 개인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팀의 막내 성훈이 최근 첫 정규 음반을 발표하고 솔로 행보에 나서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앨범명은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Lyrics within my story)’.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무려 17개 트랙에 나눠 담은, 한 곡을 뺀 나머지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뮤지션 성훈’의 첫 걸음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음악적으로 솔로 음반을 발표할 수 있는 상황이 이제야 된 것 같아 앨범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20대에는 솔로 활동에 대한 조바심 같은 게 있었어요. 주변에서 ‘(정엽이나 나얼은 음반이 나오는데) 너는 왜 안 나와’라고 물어보고, 부모님도 아들의 음반을 기다리시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서른이 넘어서 돌이켜보니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준비가 된 지금 음반을 내게 된 게 저한테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성훈이 음반을 준비하며 심혈을 기울인 건 노랫말이다. 그는 ‘가사는 멜로디를 받쳐주는 부수적인 것일 뿐’이라고 여겼을 만큼 이전까지 작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이 가수라고 여겼는데 이런 생각이 언젠가부터 바뀌더라고요. 진짜 가수는 자신의 삶을 노래에 잘 투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사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정엽과 나얼, 영준과 비교해 자신의 노래실력을 자평해달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나는 한참 멀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내 음색은 듣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평했다. “형들 목소리가 매끈한 데 비해 저는 좀 투박하잖아요. 브아솔 음반 들은 분 중엔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 목소리 누구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죠. 반면 음색이 독특해서 좋다는 분도 있는데,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좋고 감사한 마음이 생겨요(웃음).”
노래가 좋아 가수의 꿈을 좇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성훈 역시 노래에 미쳐 살았던 때가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노래에 흥미를 가진 그는 고교 시절 서울재즈아카데미를 다니며 하루 8시간 넘게 연습에 매달리기도 했다. 지금도 노래 연습에 매일 2∼3시간을 할애한다. “노래 실력 키우는 데는 노하우가 없어요. 많이 불러서 성대를 비롯한 발성기관이 좋은 노래가 나오는 법을 기억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