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일제히 하락… 재배 면적 증가·늦더위 영향

입력 2011-09-25 18:46


고공행진하던 배추와 무, 오이, 호박 등 채소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사과, 배 등 과일 가격도 추석 전후에 비해 최근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5일 장을 보기 위해 서울 남대문로 한 대형 마트를 찾은 주부 최순영(29)씨는 “애호박 하나에 2000원씩 하던 게 바로 얼마 전인데 갑자기 값이 내렸다”며 “배추값도 많이 싸져 올해는 배추대란이 없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정미(38·여)씨도 “날이 더워져서 짜증스러웠는데 채소, 과일 가격 내린 걸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여름 동안 비싸서 먹지 못했던 채소를 이제 부담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고랭지 배추 상(上)품 한 포기는 2858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에 비해 22.7% 하락했다. 배추대란을 겪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30원에 비해 무려 65.7%나 급락했다. 롯데마트에서 정상가 기준으로 배추 한 포기는 지난달 3700원에서 이달 2900원, 무 한 개는 40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공급 부족으로 ‘가을 배추대란’을 경험한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린 데다 최근 늦더위로 강원도 홍천 등의 고랭지 물량이 줄지 않아 출하량이 30%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오이도 이달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0%가량 늘면서 지난해 9월 10개 기준 1만3802원에서 지난 16일 8904원, 23일에는 7344원으로 떨어졌다. 롯데마트에서 오이 8개는 지난달 8000원에서 이달 5200원으로 내렸다. 애호박은 개당 가격이 지난달 1500원에서 이달 1300원으로 하락했다.

과일 가격도 떨어졌다. 홍로 사과 10개는 지난 16일 3만74원에서 23일 2만3415원으로 22.1% 하락했고, 신고 배 10개는 3만6320원에서 3만2427원으로 10.7% 떨어졌다. 롯데마트는 이에 따라 28일까지 전 매장에서 사과와 배 등 과일을 추석 때와 비교해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