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중국인 모시기’ 즐거운 유통업계
입력 2011-09-25 18:46
유통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명품을 구매할 때 깐깐하게 비교하고 고르는 다른 관광객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주저 없이 비싼 물건을 고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25일 “중국인을 ‘5분 대기조’라고 부를 정도로 고가 상품을 순식간에 싹쓸이해 간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지난 6월까지의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전체 중국인 매출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신장했다”며 “특히 바오젠그룹의 단체 인센티브 관광이 시작된 14일부터 22일까지 본점 기준으로 중국 은련카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 증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명품을 살 때도 일본 관광객의 경우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지만 중국인들은 루이비통, 샤넬 등을 좋아한다. 루이비통이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에 첫 공항면세점 매장을 낸 것도 중국인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제주 관광을 시작한 1만여명의 바오젠그룹 인센티브 관광단 덕분에 제주 지역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은 지난 7월부터 9월 15일까지 제주점에서만 전체 매출의 71.4%인 1000만 달러를 소비했다. 고가의 명품을 자루에 쓸어 담아가는 싹쓸이 명품족도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제주 공항 면세점은 중국 관광객들이 롤렉스시계 등을 대량 구매해 매출이 껑충 뛰었다.
지난 7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출은 1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액 71.4%인 1000만 달러가 중국인 관광객들에 의한 매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6% 신장률이다. 신라면세점 제주점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50.3% 올랐다. 롤렉스 등 고가 시계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0.8% 증가했다.
다음 달 1∼7일 중국 국경절을 맞아 ‘큰손’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경쟁도 치열하다. 매장에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류를 이용한 매출 올리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다음 달 4일까지 ‘한류 엑스포’를 주제로 임시 매장인 팝업스토어(Pop-up store)를 운영할 계획이다. 박종철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과 박씨가 협찬한 한류스타의 의류가 전시·판매된다. 또 ‘제국의 아이들’ 등 아이돌 스타들이 기증한 의류도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빅뱅과 카라, 비스트, FT아일랜드 등이 참가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연다. JTB 여행사와 공동으로 패키지를 구성해 국경절 연휴에 콘서트를 보려는 중국인 관광객 1000여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금융권과 함께 중국인 고객만을 위한 할인 이벤트도 실시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