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불똥 튄다… 기름값 내주 또 올라

입력 2011-09-25 21:14


국내 정유사들이 다음주부터 환율 상승을 이유로 석유제품 공급 가격을 인상키로 해 주유소 기름값도 다시 오를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5일 “최근 환율이 급등해 이번 주부터 정유사별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 가격을 ℓ당 30∼40원 인상할 것”이라며 “일부 정유사는 매일 공급 가격에 환율 변동분을 반영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9월 들어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주유소 공급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손실이 크게 늘 것이란 이유를 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070원대에 머물렀으나 추석 연휴가 지난 뒤 1110원대로 올랐고, 지난 22일엔 1179.80원까지 치솟으면서 원유 도입 원가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유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유사들이 환율 급등을 이유로 기름값을 대폭 올리는 것은 이기적인 행태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도입해 정제한 뒤 석유제품의 60% 이상을 다시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에서 어느 정도 벌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유사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환율 변동에 대비해 ‘환 헤지’를 비교적 철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주 전국 주유소의 주간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4.4원 오른 1946.7원을 기록하면서 3주째 상승했다.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2029.4원으로 다시 203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23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0달러 내린 103.18달러였다. 22일에도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2.73달러 내린 104.38달러였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