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값 급락… 재건축 매매가 본격 하락세 이자 못버텨 급매물 속출

입력 2011-09-25 21:12

유럽발 국제 금융위기가 심화되고 우리 금융시장까지 흔들리자 부동산 시장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과거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샀다가 최근 금융위기로 대출이자만 늘어나자 이를 견디지 못한 급매물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개포 주공아파트의 경우 한때 13억8000만원까지 거래됐던 1단지 56㎡가 지난달 10억1500만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주 9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한 급매물이 적지 않게 나오면서 거래는 일시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주에만 이 아파트에서 10건 이상 매매가 이뤄졌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 주공5단지도 추석 이후 급매물이 늘면서 2주 동안 15건 이상 거래됐다. 지난 5월 11억8000만원에 팔렸던 잠실 5단지 110㎡는 최근 10억4500만원까지 내린 가격에 거래됐고,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116㎡는 10억8000만원까지 내렸다. 최근 주식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호가를 크게 내린 매도 주문이 많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지난주 전주 대비 전국 0.17%, 서울 0.23% 각각 하락해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개포 주공이 1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면 거의 손절매 수준으로 팔아치운 것”이라며 “지금쯤이면 집값이 올라야 할 시점인데 금융위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석철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