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민주당 경선룰 수용”
입력 2011-09-25 15:29
진보진영 시민사회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통합후보 경선 방식에 합의하고, 민주당도 25일 박영선 후보를 선출함에 따라 범야 단일후보 선출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박원순 변호사는 전날 성명에서 “민주당이 주장해 온 여론조사 30%, TV토론 후 배심원 평가 30%, 국민참여경선 40%라고 하는 경선 룰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국민참여경선이 필패라며 격렬하게 반대한 사람도 있었지만 파국보다 합의가 더 중요해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도 이 방식에 동조하고 있다.
TV토론 후 배심원제란 2000명 안팎의 배심원단을 미리 꾸려놓은 뒤 후보자 간 TV토론이 끝나면 이들만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TV 토론은 3회 실시한다. 여론조사와 국민참여경선의 중간적 성격으로, 일명 ‘슈퍼스타K’ 방식으로도 불린다. 당초 국민참여경선 비율을 50%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민주당 안이 자칫 동원선거로 변질될 수도 있다며 박 변호사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방법이다.
여론조사 비율이 줄어들면서 박 변호사가 일방적 우위를 점해 온 경선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 조직력이 뛰어난 민주당의 영향력도 일부 축소됨으로써 양측이 팽팽한 승부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은 현재 박 변호사가 크게 앞서 있는 여론조사 격차를 줄여나갈 경우 내달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박 변호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영선 후보로 시장 후보가 확정되면서 그동안 지지가 분산돼 있던 민주당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되고 있다”며 “현장 투표에서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 측도 TV토론 후 배심원제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그동안 시정 및 공약에 대한 학습을 해오는 등 TV 토론을 적극 대비해 왔고, 시민들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배심원들도 비정치인 출신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