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대학생 등록금 없어 학업 포기’ 기사에 독자들 “장학금 지원” 온정
입력 2011-09-25 20:40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제적 위기에 몰린 대학생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 국민일보 보도를 본 독자가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서울 상일동 정원교회의 임예재 담임목사는 25일 국민일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와 “기사에 소개된 학생 중 2명에게 이번 학기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비 조달이 어렵지 않을 줄 알았다”며 “국민일보 기사를 본 뒤에야 학생들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난이 이유가 돼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없었으면 한다”며 “다들 하나님의 자식들인 만큼 무사히 졸업해 큰 쓰임을 받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 목사는 “작은 성의라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원교회는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 5명을 매년 지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의 증언대회를 주최했던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대련 관계자는 “국민일보 보도로 정원교회의 도움을 얻게 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들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모 연예기획사는 증언대회에 참여한 학생 다수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총동문회도 모교 미등록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대련 측은 “우리에게 구제신청을 한 6명 대부분이 기부자를 찾았다”며 “대부분 2학기 수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대련은 미등록 위기에 처한 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추가 등록을 마감하는 9월 말까지 구제신청을 계속 받을 계획이다.
김재연 한대련 집행위원장은 “시민들의 도움에 감사한다”면서도 “기부는 1회성 행사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학교 당국이 나서 제도적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화여대 민주동문회의 미등록 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 의사를 학교가 ‘학점 미달’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