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론 유동화증권, 발행 ↓ 6개월이하 단기비중 ↑… 건설업계 줄도산 신호탄?
입력 2011-09-25 18:1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론 유동화증권이 건설업계 부실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유동화증권 발행액이 급감하고 만기도 6개월 이내인 초단기 비중이 급증했다.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한 채권이 제대로 상환되지 않을 경우 건설업체 줄도산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PF론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2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25조2000억원보다 9000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 신규 발행된 PF론 유동화증권은 6조5736억원으로 2010년 4분기 8조5793억원보다 2조57억원 급감했다.
PF론 유동화증권은 금융회사가 빌려준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ABS에 기업어음 구조를 결합시킨 자산유동화어음(ABCP) 등으로 일반 PF대출보다 이자율이 훨씬 높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 경기 악화로 금융기관이 PF 대출을 줄이자 PF 대출 이자상환 등 급전이 필요한 건설사들은 PF론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경색 악화로 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유동화증권 발행액이 급감한 것이다.
유동화증권 발행구조도 짧아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PF론 유동화증권 발행액 중 17조8000억원(73.4%)은 향후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지난해 말(68.4%)보다 5% 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만기가 6개월 이하인 초단기 PF론 유동화증권 비중은 지난 1분기 24.2%에서 2분기 42.2%로 18%나 급등했다. 6개월∼1년 사이 만기가 돌아오는 PF론 비중은 올 1분기 54.5%에서 2분기 35.9%로 감소했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PF론 유동화증권이 6개월 이내로 초단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건설업계의 유동성 경색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행히 만기가 2년 이상인 PF론 비중은 지난 2분기 15%로 1분기 8.6%보다 상승했다. 우량 건설사에 대한 보증이 계속되면서 비우량 건설사와 신용경색 양극화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중소 건설사들의 부실이 터질 경우 건설업계 전반에 신용경색 우려가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는 “중소 건설업계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는 PF론 유동화증권 연장에만 급급할 정도로 자금경색이 악화되고 있다”며 “초단기 PF론 유동화증권 매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