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C주사는 ‘비만치료제’로 변신중
입력 2011-09-25 17:22
‘간성혼수 치료제로 제한해야 한다’ ‘지방분해 비만치료제도 인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PPC주사가 결국 변신의 주인공이 됐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회장 윤세진·다남비만클리닉 원장)는 25일 PPC주사의 용매로 사용되지만 지방분해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옥시콜린산(DC)을 주성분으로 삼아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만들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PPC는 포스파티딜콜린(Phosphatidyl Choline)의 약자로 인지질 성분의 콩 추출물을 담즙 성분의 용매 DC에 녹여서 주사제로 만든 ‘지방간에 의한 간성혼수’ 치료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본래 허가사항(간성혼수 치료제) 밖의 비만치료제로 더 많이 사용돼 논란이 일었던 약물이다.
DC 성분의 비만치료제 개발 움직임은 이 같은 ‘허가사항 외 약효’를 공식화하려는 시도다. 그동안 오용 논란을 일으키는 ‘조연급’의 DC 성분을 주성분으로 삼는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윤세진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발표되는 연구결과를 보면 DC는 선택적으로 지방세포만 파괴시키고, 주위 근육이나 피부 등 다른 조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가 많다”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UCLA하버(Harbor)병원 부설 생명의학연구소 라타폰 수양톤 교수팀의 최신 보고는 그중 한 예다.
수양톤 교수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지방세포에만 붙어 선택적으로 표시되는 발광효소를 먼저 투여하고 DC를 주사한 다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생쥐의 생체 내 지방세포가 확실히 괴사된 반면 주위 근육이나 피부에서는 염증 발생 등의 변화가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양톤 교수는 이에 대해 생체 내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DC의 독성이 현저히 약해지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풀이했다.
윤 회장은 “수양톤 교수팀의 보고 등을 바탕으로 담즙 성분의 DC를 주원료로 한 비만치료제가 상품화될 경우 PPC주사를 둘러싼 오용 논란이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