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고 윽박지르고…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 난타전
입력 2011-09-23 02:40
23일 KBS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이틀 후 치러질 경선을 앞둔 마지막 토론회인데다, 이날부터 시작된 당 공식 여론조사를 의식한 탓인지 인신 공격성 질문까지 난무했다.
먼저 천정배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추미애 후보가 2009년 1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노조법을 처리한 일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종갓집 며느리라면서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장에 민주당 의원들은 못 들어오게 하고 여당 의원들과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공격했다. 또 “추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도 앞장섰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추 후보는 “노조법은 노무현 정부안 그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한번도 (우리끼리) 공격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어려워진 건 천 후보 책임이 크다. 이른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당을 파괴해서 깬 것인데 한 번도 사과를 안 했다”고 비난했다.
천 후보는 박영선 후보에게도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장한 데 대해 왜 사과하지 않느냐. 왜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다”며 “부군이 미국 변호사여서 그러느냐”고 따졌다. 이어 “부군과 아이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던데 사실이냐”고 인신 공격성 질문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마치 별렀다는 듯 “저도 한번 답변 드리고 싶었다. 사실이 아니다”며 “MBC LA특파원 시절 미국에 아버지를 따라 이민 간 사람과 미국에서 결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천 후보가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하던 2006년 7월 한·미 FTA 담화문 발표 현장에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천 후보도 FTA를 찬성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박 후보 측 김영주 대변인은 토론회 뒤 브리핑에서 “박 후보 남편은 한국 국적이며 아이는 아직 12세여서 국적을 선택할 때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와 박 후보는 경선룰을 놓고도 충돌했다. 천 후보 측은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경선의 5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연령대 구간을 50세 이상과 미만 두 구간으로만 나눈 데 대해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이 여론조사를 조작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 경선에도 적용했던 룰”이라고 맞섰다. 당 경선위는 서울시 48개 지역위원회별로 20대~60대 이상까지 전 연령대의 여론조사 샘플을 확보하기 어려워 2개 연령대만으로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손병호 김원철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