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보호, 사법부 기본 책무 중 하나”… 이용훈 대법원장 퇴임

입력 2011-09-23 18:56


이용훈 대법원장이 43년 법관 인생을 마감했다. 대법원장 재임 시절 성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떠나는 얼굴은 밝았다. 사법부 변화와 혁신, 독립성 수호를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이 대법원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부는 명실상부한 최종 분쟁해결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사랑하는 법원을 떠나면서 마음속에 그리던 사법부의 모습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오늘의 사법부 현실과 국민이 여망하는 사법부 사이에는 커다란 틈새가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감당하기는커녕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조직이 될 수 있다”며 “법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법부 독립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또 “다수결의 원리가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외면당할 수 있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은 사법부의 기본 책무 중 하나”라며 “억울함을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는 이들이 기댈 수 있는 편한 언덕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며 퇴임사를 마쳤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