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대통령 3개월만에 귀국… 예멘 부족동맹 “내전 일어날 것”

입력 2011-09-23 18:20

예멘 사태가 내전으로 발전할 양상을 띠는 가운데 외국으로 도피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3개월여 만인 23일 새벽(현지시간) 급거 귀국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근 예멘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 간 교전이 치열해지자 권좌를 지키기 위해 귀국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멘 부족동맹 등은 “살레가 귀국하면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당분간 예멘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살레는 지난 6월 3일 반정부군의 대통령궁 포격으로 화상을 입어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러 왔다. 살레가 사우디로 간 이후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은 살레의 권력이양을 골자로 한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살레는 약속했던 사임을 거부하며 귀국을 미뤄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살레 귀국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멘 내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살레가 사우디에 머무는 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시위는 지난 18일부터 들불처럼 번졌다. 여기에 예멘 정부군이 시위대를 무차별 유혈 진압하면서 최근 닷새 동안 사망자는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예멘 수도 사나에서 살레의 아들인 아흐메드가 이끄는 공화국수비대와 반정부 시위대에 가담한 알리 모흐신 알아마르 장군 휘하의 제1기갑사단 간 교전이 발생, 최소 10명이 숨졌다. 알아마르 장군은 살레의 아들인 아흐메드와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시위 발발 이후 알아마르 장군은 반정부 시위대의 ‘보호자’를 자처해 왔다. 뿐만 아니라 사나 중심부 ‘변화의 광장’에서 주로 벌어졌던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의 교전은 이날 알하사바 지역까지 확산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