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남중국해 갈등… 인도 업체 원유탐사 中 “주권침해” 비난
입력 2011-09-23 18:19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인도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업체가 이곳에서 원유탐사를 추진하자 중국이 주권침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원유탐사를 강행하겠다며 중국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인도 외무부가 남중국해 베트남 근해에서의 원유탐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업 ‘ONGC 비데시’(OVL)는 최근 S M 크리슈나 외무장관이 팜빈민 베트남 외무장관과 만나 베트남 근해에서의 원유탐사 계획에 동의를 얻어낸 뒤 내년에 시추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중국이 난사(南沙)군도를 포함해 남중국해 주변 해역에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자국의 허락을 받지 않은 활동은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7월에도 인도 해군 함정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을 놓고 충돌한 적이 있다.
두 나라는 이번 충돌로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양국은 최근 수년간 경제적 협력을 확대해 왔으나 인도는 군사력을 확장하는 중국 측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미국, 베트남 등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과거 남중국해에서 베트남과 유전탐사 협정을 맺었던 국제적인 석유기업들에 이를 포기하도록 강하게 압박했던 것으로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전문에 따르면 중국의 압박은 베트남과 유전탐사 협정을 맺었던 엑손모빌과 BP, 쉐브론 같은 대형 석유기업들을 상대로 이뤄졌다. 압력을 받은 곳은 미국 회사 4곳과 그 밖의 회사 8곳이다. 이 가운데 4건은 결국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엑손모빌은 지난 2008년 7월 중국 외교관으로부터 베트남과 맺은 유전탐사 협정을 폐기하라는 위협을 받고 결국 이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2억 달러(2370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