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종단 대표 사상 첫 동시 방북

입력 2011-09-23 16:48


[미션라이프] 기독교와 불교 등 7대 종단 대표들이 21일 방북 길에 올랐다. 남측의 종단 대표가 동시에 북한을 방문하는 일은 남북교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방북 길에 오른 종단 대표는 김영주(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목사, 김희중(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천주교 대주교,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이다. 이들 종단 대표와 실무자 등 24명은 이날 오전 8시20분 대한항공편으로 출국, 중국 선양을 거쳐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

7대 종단 대표들은 출발에 앞서 인천공항 로비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주교가 대표로 성명을 낭독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는 평화를 향한 남측 종교인들의 염원을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며 “남북의 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통일을 기원함으로써 교류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7대 종단 대표들은 북측의 식량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힘을 모아 인도적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좀 더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번 방문 길이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오랜 기다림 끝에 하늘이 열어주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종단 대표들은 24일까지 북한에 머물며 평양과 백두산 등에서 남북 종교인 행사와 기도회에 참석한다. 21일엔 환영 만찬, 22일에는 북한의 종교시설을 둘러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 종교인 대회’에 참석한다. 이어 23일은 백두산에서 평화 기도회를 열고 환송 만찬에 참석한 뒤 24일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7대 종단 대표의 방북 활동 중 최대 관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가능성이다. 종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방북이 정치색을 배제한 종교인들의 민족 번영을 위한 순수한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NCCK 관계자는 “면담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만나게 되면 좋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