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회혼례’ 이보다 다복할 순 없다… 익산 오석후씨 60년 만에 앙코르 웨딩

입력 2011-09-22 19:13


부부가 건강하고, 자식들이 무고하며, 자손이 번성할 경우에만 열 수 있다는 회혼례(回婚禮). 장수와 복을 의미하는 뜻 깊은 경사를 3대째 치르는 집안이 있어 화제다.

전북 익산시 은기동 신기마을에 5대째 살고 있는 오석후(80)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오씨와 동갑내기 부인 소임순씨는 24일 전주전통문화관에서 60년 만에 다시 결혼식을 올린다.

이 부부는 1951년 12월 얼굴도 모른 채 백년가약을 맺었다. 친분이 있던 양가 부모의 권유로 해로(偕老)를 약속하고 육십 풍상을 함께하며 5남매를 다복하게 길러냈다. 부부의 장남 연호(58)씨는 전주효자초등학교 교장, 2남 재호씨는 주몽골 한국대사관 영사, 3남 건호씨는 교보생명 영업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씨 가족은 해마다 어버이날 즈음에 손주들까지 20여명이 1박2일 여행을 가는 등 가족애가 두터운 것으로 소문나 있다. 해외여행도 4번이나 다녀왔다.

중학교 교사로 정년퇴임한 오씨는 몇 년 전 ‘경애화락(敬愛和樂)’이라는 붓글씨를 써서 자녀들에게 나눠주며 모두 화목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를 당부했다. 부인 소씨는 지금도 김장, 된장 등을 손수 담가 자녀와 노래교실 동생들에게 전할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며칠 뒤 연지 곤지를 다시 찍기 위해 큰아들 손에 이끌려 얼굴 마사지도 받았다고 귀띔했다.

앞서 오씨의 부모 오완기·윤복례씨는 1970년 회혼례를 올렸다. 익산향교 전 교장이었던 오완기씨는 슬하에 5남매를 두고 81세까지 살았다. 또 3남매를 둔 오완기씨의 부모 오병학씨 부부도 1950년 같은 예식을 치른 뒤 79세로 눈을 감았다.

회혼례는 부부 금슬이 좋다고 해도 자녀가 없고 일찍 죽거나 이혼한 자녀가 있으면 하지 못하는 큰 잔치다. 따라서 이웃 주민들은 “참 복 많은 집안”이라며 오씨 부부를 축하해주고 있다.

장남 연호씨는 “까까머리 고교생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회혼례를 지켜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다복하게 사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