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8세 아이에게… 영국서 소년 격투기 대회 개최해 물의
입력 2011-09-22 21:59
영국에서 8세 소년들이 격투기를 벌이는 행사가 개최돼 물의를 빚고 있다고 데일리메일 등 영국 신문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랭커셔주 프레스턴에 있는 그린랜드 레이버 클럽은 지난 10일 유료 관객을 대상으로 한 격투기 대회를 개최하면서 아이들이 출전하는 경기도 마련했다.
각각 8세, 9세인 두 소년은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맨주먹으로 철창이 쳐진 링(케이지) 위에 올라 헤드락을 걸고 뒤엉켜 싸웠다. 주최 측은 “손과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건 금지했다”고 강조했다. 링 주변에 있는 관람객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더 격렬하게 싸우도록 응원을 보냈다. 경기는 10여분간 계속됐고 한 아이는 경기도중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기 관계자는 “한 번도 진 적 없는 아이라 수세에 몰리자 감정이 격해졌다. 그래서 심판이 계속할 건지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린랜드 레이버 클럽 소유주인 미셀 앤더슨은 “이 아이들은 예전에도 링 위에 섰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부모도 그 자리에 있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의학협회 대변인은 “아이들이 철창 링에서 이런 격투를 한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아이들은 아무런 보호장비가 없었다”면서 “일부에서는 권투나 격투기가 아이들에게 분노 조절과 규율을 가르치는 데 유용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자칫하면 뇌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들이 싸우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해 자세히 조사했으나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어린이들이 격투기 대회에 참가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