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감축 맞은 美 군수업체들… “새 먹거리 찾아라” 분주
입력 2011-09-22 21:33
미국 군수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빚더미에 싸인 미 연방정부가 재정감축에 나서면서 국방예산 축소가 예상돼 무기 판매만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무기 구매계약 규모 4위인 군수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지난달 헬스케어 정보기술 제공업체인 벤전트사를 9억6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업계 1위인 록히드마틴도 의료평가서비스를 재향군인회에 제공하는 QTC홀딩스를 인수했다. 록히드마틴은 수백억 달러짜리 연방정부 IT 서비스 유닛을 만들었고,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자가용 비행기 제조업체 걸프스트림을 인수하는 등 비(非)무기 영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군수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헬스케어 IT, 사이버보안, 에너지 시장 등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재향군인회가 올해 320억 달러인 헬스케어 IT 분야 예산을 2016년 410억 달러로 증액할 계획이며 각 분야에서 유사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비무기 시장이 ‘마법의 탄환’은 아니라고 FT는 지적했다. 밥 스티븐스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사이버보안, 헬스케어 IT, 에너지 등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성장이 느리다”고 말했다.
군수업체의 비무기 분야 투자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록히드마틴은 1990년대 수십억 달러를 들여 위성통신회사 콤샛(Comsat)을 인수하며 상업용 통신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몇 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데니스 보빈 스톤키파트너스 공동회장은 “군수업체들이 완전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 원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중국이 군비를 확장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무기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대형 군수업체들엔 기회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영국 무기 수출을 지원하는 무역투자청 국방안보기구(UKTI DSO) 애덤 토머스 대변인은 “중국의 영향력 증가로 영유권 분쟁 등에 민감해진 인근 국가들이 국방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가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