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美대사관 테러 배후에 파키스탄 정보당국 ISI 개입”

입력 2011-09-22 18:51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미국대사관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지부 공격의 배경에 파키스탄 정보당국 ISI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정보기관은 파키스탄 ISI가 테러집단 ‘하카니 네트워크’에 지난 13일 공격을 지시했거나 요구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보고를 최근 상부에 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 정부 관계자 2명과 양국 간 접촉을 잘 알고 있는 취재원에게서 관련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정보가 확증되지는 않은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보도가 사실이면 두 나라 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ISI가 테러집단과 연루돼 있다고 파악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파키스탄 정부에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지난 20일 연설에서 “파키스탄 군 최고지도자를 만나 하카니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얘기했다. 특히 ISI가 하카니로 하여금 ‘대리전쟁’을 치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3일 미대사관 테러 공격에 대해서도 하카니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파키스탄 당국에 테러를 미리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다그쳤다. 하카니는 자살폭탄 테러 등 잔학한 테러 방식으로 악명 높다. 최근 미국의 경계대상 1호 테러집단으로 떠올랐다.

한편 미 상원은 테러집단 응징을 파키스탄에 대한 경제지원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