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좋아도 부자들 주머니는 빵빵… 빌 게이츠 18년째 1위

입력 2011-09-22 21:32

세계 경기가 침제를 겪는 와중에도 미국 부자들의 재산은 더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2일 ‘2011년 미국 400대 부자’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18년째 자리를 지킨 빌 게이츠(55)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였다. 재미 동포 부부도 이름을 올렸다.

◇경기 나빠도 재산 늘어=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최고 400대 부자들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대비 12% 늘어난 총 1조5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38억 달러(약 4조5000억원)씩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 총액은 캐나다의 국민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재산 총액이 증가한 사람은 262명이었다.

포브스는 그러나 이 통계를 “돈이 돈을 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 가운데 70%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1997년 발표 때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비율은 55%였다.

◇재미동포 100위 안에=올해는 특히 재미동포 부부가 미국 최고 부자 100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의 공동창업자 재미동포 장도원(56)·장진숙(48)씨 부부다. 이들의 재산은 36억 달러(4조1580억원)로 집계됐다. 이 부부는 1981년 미국에 이주, 84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첫 매장을 차린 뒤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전 세계에 4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8년째 1위=빌 게이츠의 재산은 590억 달러(68조145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50억 달러 늘었다. 빌 게이츠는 1994년부터 1위를 뺏긴 적이 없었다. 이전까지 1위는 워런 버핏(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었다.

2위에는 최근 ‘버핏세’로 주목받고 있는 버핏 회장이 올랐다. 버핏의 재산은 390억 달러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60억 달러 줄어들어 1위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버핏은 최근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으며,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 증세안을 ‘버핏세’라고 명명했다.

3위는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앨리슨이 꼽혔다. 그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60억 달러 늘어난 330억 달러로 집계됐다. 헤지펀드의 거물 조지 소로스는 금과 주식 투자 등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며 7위에 랭크됐다. ‘톱 10’ 안에 든 것은 처음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는 지난해 35위에서 올해 1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의 재산은 2009년 20억 달러에서 2010년 69억 달러, 2011년 175억 달러로 2년 만에 거의 9배로 늘어났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