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순환도로 민자구간 자본구조 원상회복하라”… 광주시, 시행사에 통보

입력 2011-09-22 18:43

광주시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인 제2순환도로 민자구간의 운영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시는 22일 “제2순환도로 1구간 민간사업자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에 대해 자본재조달 이전의 자본구조로 원상회복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민간사업자인 맥쿼리가 2003년과 2004년 주무관청인 광주시의 동의 없이 임의로 자금을 재조달한 뒤 적자폭이 더욱 커지자 이를 원상회복 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맥쿼리 측은 시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안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시는 맥쿼리 측이 원상회복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협약을 해지하고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맥쿼리 측과 협약을 파기한 뒤 시 예산으로 민자구간을 사들여 직영하거나 시 도시공사에 맡겨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 심정보 교통건설국장은 “민간사업자와 벌어질 수도 있는 법적 공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는 2000년 시와 체결한 협약에 따라 20년간 민자구간에서 아무리 많은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세후 9.34%’의 실제 수익을 보전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009년 140억원, 2010년 153억원, 올 들어 162억원 등 3년간 455억원의 적자를 메워줬으며 해마다 그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맥쿼리는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고 주주들로부터 돈을 다시 꾸는 형식으로 자본을 멋대로 재조달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제2순환도로 1구간의 부채는 2300여억원으로 맥쿼리 측의 자본금 총액보다 훨씬 많다. 부채비율은 무려 -261%로 누적적자액이 1024억원에 이른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