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전리 각석 낙서범 검거

입력 2011-09-22 21:36

세계적인 암각화 유물인 국보 147호 울주군 천전리 각석에 낙서를 새긴 범인이 검거됐다. 하지만 낙서한 시점이 1년이 넘어 국보 관리에 허술함이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서울지역 고교 2년생 이모(18)군을 각석을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이 지난 6일 신고포상금 최고 1000만원을 걸고 수사에 나선 지 약 2주 만에 범인이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해 7월 고교 수학여행으로 천전리 각석을 방문했고, 당시 각석에 동급생 친구 이름인 ‘이상현’을 새겼다. 이군은 인솔교사와 학생들이 먼저 돌아가고 난 뒤 친구 2∼3명과 남아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군은 “친구를 놀려주려고 장난삼아 낙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울산지역 주민등록상의 1940∼1994년생 ‘이상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200여명을 확인했다. 울산 강남·강북교육청에 올해 천전리 각석에 현장학습을 다녀온 학교가 있는지 등도 파악했다.

범인은 정작 서울지역에서 나왔다. 한 수사경찰은 “지난 20일 저녁 서울의 한 제보자로부터 각석을 훼손한 범인을 알고 있다고 연락받았고, 학교 안에서 교사와 부모를 입회시킨 채 조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강조사 뒤 이달 말쯤 기소의견을 부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