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금품수수 의혹] “박영준 日 출장때도 500만원대 향응 제공”

입력 2011-09-23 00:51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지난 10년간 10여억원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22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일행이 (2010년 1월) 일본 출장을 갔을 때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신 전 차관에게 2008년 추석 때 3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2009년 설날에 2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줬다”면서 “신 전 차관이 (상품권을) 청와대 관계자와 여권 실세 K씨에게 전달하겠다고 해서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발언의 진위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 회장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SLS그룹 서울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실에서 박 전 국무차장 일행이 일본으로 출장을 가니 밥과 술을 사라는 연락이 회사에 왔다”면서 “그래서 일본 법인이 향응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비용과 관련해 “400만∼500만원 안 되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상품권과 관련해 “(내가) 직접 주지 않았다”면서 “상품권이 잘 전달됐는지 신 전 차관에게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국무차장은 “일본에서 그런 접대를 받아 본 적 없다”면서 “이 회장을 전혀 모르고 전화 한번 통화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 많이 나갔지만 밥을 얻어먹은 적은 없다”면서 “전혀 모르는 이 회장이 왜 그런지는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K씨는 “상품권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면서 “이 회장을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 집 앞에서, 길거리에서, 차에서 돈을 줬으며 심부름한 사람도 1명 있다”며 “매달 평균 700만원 정도 되는 법인카드는 전표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폭로나 진술을 가지고 바로 수사에 착수하기는 어렵겠지만 범죄정보 담당 부서 등을 통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신 전 차관에 대한 고발을 준비 중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